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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157 교실일지:K.O.교실일지 2021. 8. 5. 00:53
[K에 대하여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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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심시간, 오늘의 메뉴는 카레!
식판을 가지고 반찬을 받다가
K가 '아!'라고 소리를 지른다.
그 이유는?
①카레를 더 달라고
②카레의 당근이 싫어서
③카레가 밥과 섞여서
④카레의 맛이 매워서
⑤처음 보는 음식이여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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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는 이번 년에 입학한 1학년 중 한 명이다.
1학년 다섯친구가 특수학급에 올 예정이였는데
반 밸런스를 위해 내가 K를 맡기로 했다.
K는 '아'와 '주' 두 글자를 말할 수 있다.
'아'는 기쁠 때, 슬플 때, 짜증날 때, 화날 때 등등
여러 의도로 사용하는데.
도통 맘을알 수가 없다.
하루는 점심시간에 반찬을 받다
'아!' 소리를 크게 질러서
조리원님께 카레를 더 달라했는데
K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.
'아!'가 카레가 좋아서 더 주세요~ 뜻이 아니라
밥이랑 카레가 섞이는게 싫어서 소리를 지른거였고.
이런식으로 미묘하게 의사소통이 어긋나고는 했다.
'아!' 라는 한 글자에 담긴 K의 마음을 매번
때려맞출만큼 난 찍기에 재능이 없는듯하다ㅠ
[O에 대하여]
O는 통합학급에서 우리반으로 넘어온
2학년 친구이다.
O의 진단검사를 내가 했는데,
나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아서.
4번이나 방과후에 남아서
손짓발짓으로 겨우 검사를 마쳤다.
O는 말을 할 수 있는데
교실에서 왜 말하지 않을까?
낯설어서?
불안해서?
무서워서?
새로워서?
유치해서?
나는 살면서 말을 안하는 사람을
두 번 만나보았다-
첫번째는, 대학생시절 금요일마다
2시간씩 자봉을 간적이 있는데,
내가 도와준 친구는
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 친구였다.
다행히 항상 실과시간이였기 때문에
내가 만들기 시범을 보여주면,
이 친구가 보고 따라하는 식이여서
말을 별로 할 필요가 없었다.
근데 말 안해도~
서로 주변상황보고 대충 이해하면서
웃고 맞창구치고 눈치껏 행동하니
불편한게 별로 없었다.
집에서는 엄마아빠랑 잘 이야기 한다했는데
뭔가 학교에서는 불편한게 있었을까?
두번째는, 바로 나!
초딩때 피아노학원에 엄마가 날 보냈는데.
한 달 넘게 학원선생님에게 말 한마디를 안했다.
선생님 한거 보고 10번 연습하고
선생님 올 때까지 기다리구
오시면 연습하거 보여드리구.
조용히 연습하다 집에가고.
그때 내가 엄청 낯을 가려서 그랬던듯.
피아노선생님이 엄청 답답하셨겠지;
그래서 주는대로 돌려받는 건가.
내 업보같은건가. 흙흙ㅜㅜ
[K.O.]
우리학교는 작년에 겨울방학이 없었다.
학교공사를 여름방학에 했기때문인데.
덕분에 방학없이 1년동안 학교에 출근햇다.
1년동안 긴 방학없이
온라인수업도 하고.
오프라인 수업도하고.
쉬는기간 없이
양쪽으로 수업을 준비하니까.
이게 뭐인가 싶다-
제일 싫언던건.
우리반애들은 저학년이라
잘 앉아있지도 못하는데-
매일 올라가는 수강율은
아이들의 공부시간이 아닌
학부모님의 수고로움이란걸 알기때문ㅜ
두배로 수업을 준비했지만.
결과는 반쪽이 된것같다-
뭐지. 수업에 두들겨 맞아
넉다운된 이 기분은?ㅋㅋ
정말 일 년동안 쉬지 않고
달리는건 참 어려운 일이다.
진짜 방학없이 사는 직장인들은
도대체 어떻게 버티는걸까.;
진심 리스펙이다.
[방학숙제]
- 행동모방카드80
말소리를 정확히 따라하기 위해서는
입술, 혀, 턱, 치아 등 신체의 작은 부분을
잘 관찰해서 모방할 수 있어야 한다.
K는 큰 손동작은 잘 사용하지만.
손목, 손가락, 손의 위치를
그대로 따라하는 건 어려워하는데~
자모음이 합쳐진 소리를
입모양만 보고 따라하는건
너무 어려운 일이므로.
1학기때 연습했던 행동카드 40개에
손담에서 쉬운동작 40개를 더해
사진찍은 후 80장 분량의 카드로 만들었다.
K와 J를 위해서 10분동안
모델알바를 해준 아이들에게
얼초를 선물해줬다.
- <끝말잇기동시집>익힘책
1. 그림에 등장하는 사물을 말하고, 이를 연결해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
2. 낱말의 이름을 말하고 자음-모음-받침으로 나누어 이름을 써보자
3. 짧은 동시를 읽고 빈칸을 채워 나만의 시를 지어보자. +3번 읽기
4. 동시의 내용을 생각하며 문제를 풀어보자
- <겹자석수카드>익힘책(곱셈)
M이 두자릿수 곱셈을 할 때, 항상 자릿값을 헷갈려해서
십의자리수와 일의자리 수가 분리되어 보이게 만들었다.
- 말소리변별연습장
Z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소리를 낼 때
모든 소리를 모두 입술을 벌리고 말을 하기 때무네.
입술을 붙여야하는 소리(ㅁ,ㅂ,ㅍ,ㅃ)는 파란색
입술을 떼어 내야 하는 나머지 소리는 노란색
소리를 내기 전에 입술을 어떤 모양으로 할지
마음의 준비하고 정확히 발음 해보자!
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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